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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학교 교육의 핵심인 교육과정 수업 평가의 일체화(이하 교수평 일체화)에 대한 바람이 불고 있다. 교수평 일체화로 교육의 본질을 되찾자는 운동이다. 이는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성취기준, 성취수준이 제시되고 급물살을 탔다. 이를 바탕으로 수업과 평가가 진행돼야 한다는 논리다. 교육의 목표와 내용, 그리고 평가의 선순환적 구조로 가면 교육을 정상적으로 실현할 수 있다.

교수평 일체화는 새로운 개념이라기보다는 왜곡된 교육 현실에 대한 성찰의 시스템이다. 그동안 우리 교육은 성적 향상으로 가열하게 몰아붙였다. 공부를 해서 좋은 성적을 얻고, 그 결과를 가지고 대학에 들어가 취업을 하는 것이 성공이라고 여겼다. 학교 교육의 목표는 당연히 성적 올리기에 집중한다. 이 과정에서 교육 활동 목표와 방법 내용까지 성공의 개념으로 변질된다. 교육과정의 본질은 덮어두고 시험 성적을 올리기 위한 과정으로 꾸민다. 수업 시간은 시험 성적을 올리기 위해 문제 풀이에 집중한다. 나타난 결과도 개인의 능력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상태다. 오직 집단의 성격에 의해 서열이 정해진다. 이를 바탕으로 대학에 진학하고 사회의 각종 지위까지 획득한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과정과 수업, 그리고 평가의 단절을 무의식적으로 수락할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엄청난 희생을 치렀다. 성적이 좋으면 모든 능력을 쥔다. 성적과 경쟁만 판치는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규범을 지키지 않는 사례도 비일비재했다.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장관 지명자들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들이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삐거덕거리는 사례는 국민의 평범한 시각에서 벗어난 경우가 많다.

다행히 우리 사회를 지배해 온 성공 개념에 변화가 왔다. 4차 산업혁명으로 우리의 삶이 크게 바뀌고 있다. 제품을 많이 생산하는 시대에서 더 창조적으로 디자인하는 상품이 선택을 받는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세상이 온다. 컴퓨터를 활용한 자동화로 인해 기술이 급격히 발달하고,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지식의 독점 시대가 지나고 있다. 이제 과거의 평가의 그물에 걸려 허우적댈 필요가 없다. 학벌과 학연 중심의 견고한 장벽도 무너지고 있다. 전통적인 인재의 모습도 달라진다.

자연스럽게 교육의 방법과 내용 등이 바뀌고 있다. 교육과정의 틀 안에서 수업 전문성을 다루고 있다.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교육과정 재구성이 전제되고 이에 따라 학생 참여형 수업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학생의 성장을 돕는 평가를 강조한다.

물론 과거에도 수업에 대한 다양한 방법론은 교사에게 필요한 기술이었다. 좋은 수업 기술은 교사의 전문성을 규정하는 잣대였다. 이는 지금도 공유하고 있는 가치이기도 하다. 그런데 오히려 이것이 교사의 전문성 평가에 걸림돌이 됐다. 단순 지식을 암기시키고, 기계적인 수치 평가를 하는 것은 전문가의 영역이 아니다.

교수평 일체화에서는 교과 교사의 전문성이 발휘된다. 교육과정 재구성부터 수업과 평가에서 교사의 역량을 발휘한다. 교사는 끊임없이 교육의 본질을 고민하며, 탄탄한 철학적 신념을 구축한다. 이 신념을 바탕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한다. 교육과정은 아이들의 삶과 연결돼야 한다.

수업도 가르침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학생들의 배움에 무게를 두는 수업을 한다. 일방적인 지식 습득이 아니라 학습자의 도구적 사고를 바탕으로 또래와 의사소통을 통해 지식을 만들어간다. 학습자들은 서로 편견 없이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상대방의 생각을 존중한다. 아이들의 삶에 몰입하는 수업은 학생의 성장을 돕고, 아울러 교사도 성장을 한다. 평가도 마찬가지다. 수업과 연계된 평가를 한다. 수업 시간에 발표하고, 표현하고, 생각을 나누는 상황을 평가하면서 학생들의 능력이 향상된다. 이 과정에 교사는 중심에 있지만, 만족하지 않는다. 선생님들끼리 실천에 대한 성찰을 하며 연구한다. 이정도면 굳이 교사의 전문성을 말할 필요가 없다.

교수평 일체화는 공식화된 교육 정책도 아니다.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는 철학적 방향이다. 따라서 이는 교육지원청 등의 지시 사항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이 아니라 학교 단위의 자발적인 실천으로 실시한다. 학문적 원리에 의해서 실행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연수 방법도 다르다. 대학 교수나 학자가 강의하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들끼리 스스로 실천과 개선을 해 나간다.

이제 교육계는 많은 변화가 오고 있다. 교사에게 교육과정 연구가 중심으로 자리했다. 이를 근거로 ‘학생 중심 수업’과 ‘배움 중심 수업’이 정착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평가는 개선이 되지 않는다. 상대 평가 방식이 학생들을 고통으로 몰고 있다. 정형화된 지식을 외우고, 외운 양으로 서열 평가를 한다면 교육은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 곧 평가 방식에도 새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여전히 경쟁을 위한 평가를 한다면 우리 교육은 발전할 수 없다. 우리가 방점을 찍어야 할 것은 평가가 아니라 아이들이 얼마나 배웠고 성장 가능성을 심었느냐다. 아이들의 삶이 쏙 빠져버린 평가는 성장의 본질이 아니다. 교수평 일체화를 통해서 아이들에게 용기를 주고, 꿈과 희망을 주는 교육활동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