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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어느 날 신문을 보다가 자원봉사 모집 공고를 봤습니다. 자원봉사라고 해 쉽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인 줄 알았는데 서류심사와 까다로운 인터뷰를 해 무려 3:1의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합격을 했습니다. 


제가 맡은 자원봉사는 김포공항 국제선 제2청사에서 비행기를 이용하는 내, 외국인들을 상대로 공항내의 시설 이용에 대한 안내를 하는 일이었습니다. 외국여행이 일반화 된 지금도 처음 여행을 하는 사람들은 티켓팅(Ticketing)을 하고 여권심사와 입국절차를 하는 일이 서툴고 두려움까지 느끼는데 10년 전에는 그런 절차를 잘 모르거나 서툰 분들이 많았습니다. 어떤 분들은 비행기 출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헐레벌떡 뛰어와서“루프트한자 항공을 이용하려고 하는데 어디로 가야하나요?”라고 물어서 당황한 적도 있었고  외국인들은 공항내의 화장실이나 편의시설 이용과 리무진 버스를 타는 방법 등에 대해 문의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유창하지는 않지만 서투른 외국어 솜씨로 손짓 발짓을 하면서 자세히 알려주면 “땡큐(Thank You)”하면서 나를 향해 활짝 웃어주는 모습을 볼 때 자원봉사의 보람을 느꼈습니다. 


봉사를 하는 기간 동안‘저 분들이 나로 인해 대한민국에 대한 첫인상이 좋고 우리나라에 있는 동안 아름다운 추억만 간직하고 갔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래서 정성과 사랑을 다해 친절하게 미소를 지으며 안내를 해 주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올림픽을 치렀고 더구나 2002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루었으니 이제 전 세계 어디를 가도 대한민국을 모르는 사람들이 없을 것입니다. 일본 여행을 해 본 분이라면 일본의 화장실이 어떠한가를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깨끗한 화장실과 공항의 편의 시설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청결하고 완벽하지 않습니까?  공항은 그 나라에 대한 첫 이미지를 좌우하는 중요한 곳인 만큼 특히 화장실의 청결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틈틈이 화장실에 갈 때마다 혹시 휴지나  담배꽁초는 떨어져있지 않았는지 꼼꼼히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김포공항의 화장실은 어느 하나 나무랄 곳 없이 깨끗하고 향기가 나서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공항의 화장실 하나만 봐도 이제는 전 세계 어느 나라 사람들이 와서 봐도 분명 선진국임을 쉽게 알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봉사활동을 하는 동안 매우 기분이 좋았습니다.  


인포메이션(Information)이란 안내 데스크에서 유니폼을 입고 어깨띠를 두르면 제법 그럴싸한 가이드 같아 보였습니다. 주로 안내 데스크에는 정식 직원 분들이 앉아서 일을 하고 저는 여기 저기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자원봉사를 했는데 서있는 일이라 피곤하기도 했지만 나름대로의 보람과 즐거움도 많이 있었습니다.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마음이 따뜻하고 상대방에게 무엇 하나라고 줄려고 하는 인정 많은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점심식사를 하고 서로 커피 한 잔을 나누며 호들갑을 떨기도 하고 일이 끝난 후에는 맥주 한 잔을 마시며 자원봉사의 경험담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비록 자원봉사자라고 하지만 대학생에서부터 쉰이 넘은 아저씨, 아주머니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열심히 안내를 해 우리나라의 첫인상을 아름답게 하는 김포국제공항의 큰 일꾼들이었습니다.


봉사는 정말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 이기에 혼자서는 살 수 없습니다.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마음의 문을 꽁꽁 닫고 하루하루 살아가기 바쁜 사람들에게 ‘봉사’라는 용어가 조금 어색하고 멀게만 느껴질지 모르지만 조금만 생각을 바꾸고 ‘남을 위해 내가 죽기 전에 좋은 일 하나 할 수 없을까?’ 라고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자원봉사 활동만큼 의미 있는 일도 드믈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봉사를 한 두 번 쯤 해보신 분들은 봉사활동을 통해 오히려 자신이 보람을 느끼고 건강과 웃음을 되찾고 위로를 받는다고 합니다. 독거노인이나 고아원 방문봉사를 통해 감사의 생활을 되찾게 됩니다.
  

저는 지금도 아파트 동대표로서 주민 자치 위원으로서 또한 청소년 지도위원으로서 동시대의 대변인이자 모델인 교사가 지역 주민들의 모범이 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나름대로의 봉사를 실천하고 있답니다. 아파트 동대표로서 ‘이건 아니지.’라며 생각했던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아이들이 놀고 간 아파트 놀이터는 늘 지저분해서 주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특히 대부분 아파트 주민이 아닌 인근 빌라나 연립에 살고 있는 분들의 자녀들이 마땅한 놀이터가 없자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 놀이터를 이용하고 있는데 먹다 남은 과자 봉지며 껌 같은 것을 함부로 버려서 놀이터가 지저분해지고 바닥이 닳기 때문에 일부 주민들 중에는 아파트 주민들만 놀이터를 이용하게 하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교사로서 한참 뛰어 놀아야 할 아이들에게 놀이터만큼 소중한 공간도 없는 것 같아서 틈만 나면 운동을 한다는 생각으로 놀이터 주변의 휴지를 줍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좀 어색했지만 한 두 번 하고 보니 이제는 자연스러운 하루의 일과가 됐습니다. 더구나 제가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라는 것이 알려지면서부터 저 개인 뿐 아니라 교사라는 직업에 대해 새롭게 이미지 메이킹을 할 수 있는 좋은 계기도 되고 있습니다. 벌써 이 일을 시작한 지도 9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주민자치 위원을 하면서 폴리 마켓이나 알뜰 장터를 통해 얻은 수익금으로는 인근 지역의 초중고등 학교에 장학금으로 기부했습니다. 대학의 봉사 동아리와 연계해 주말 저녁에 대학 캠퍼스 운동장에서 지역 주민들을 위한 영화상영도 했답니다. 클린데이 봉사 활동은 원미산 주변에 떨어진 휴지나 오물을 줍는 활동이었습니다. 열심히 쓰레기를 주우며 산을 오르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 한 분이 우리 주민자치위원을 보면서 “저기에 진짜배기 아주머니들 있네.”라며 “껄껄껄”웃으셨습니다. 모두들 환한 미소로 산행을 하시는 분들에게 인사를 하면서 휴지를 주우니 한층 더 산행을 하시는 분들의 마음도 따뜻하고 느끼는 바가 많이 있었을 것 같았습니다. 내가 하는 작은 실천이 환경을 살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친다는 생각을 하면서 보람도 더욱 커졌습니다. 바쁜 도시 생활 속에서 점점 마음의 문을 닫고 이웃 간의 소통에 관심이 없고 오로지 스마트 폰에 몰입해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봉사는 달콤한 청량제와 같이 주변을 밝고 명랑하게 하는 감초와 같습니다.
  

또한 5년 전부터 부천시 청소년 지도위원으로서 한 달에 한 번씩 지하철 역 주변에서 캠페인 활동을 벌이고 청소년들이 탈선할 수 있는 사각지대를 순찰을 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어깨띠를 두르고“청소년을 가정으로”,“청소년은 미래의 희망입니다.”라는 구호를 외칠 때마다 좀 어색했는데 지나가는 행인들 중 제가 가르쳤던 학생이나 학부모님께서 아는 체를 하고 격려를 해 줄 때마다 힘이 생겼습니다. 이 모두 금쪽같은 시간을 내서 부지런해야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봉사를 하고 나면 기분이 좋고 왠지 뿌듯한 마음이 들어 하루 종일 기분이 좋답니다. 아마 이런 맛으로 봉사를 하는 가 봅니다. 


환경부와 한국 상하수도협회 전국초등교사 물 사랑 자문단장으로 활동하면서 초등학생들의 물환경 인식 개선을 위해 초등학생들에게 알맞은 물 사랑 교재(물이랑 놀자)를 만들고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직접 교재를 가지고 창의적 체험 활동 시간에 틈틈이 수업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물사랑 인식 개선에 기여한 공로로 환경부 장관 표창도 받았답니다.  


몇 해 전에는 환경 감시원 활동을 하면서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차량을 신고하고 환경 보호 캠페인을 벌이는 활동도 했답니다. 지금도 부천시 지속 가능 발전협의회 생태활동 분과 위원으로서 아침 조찬 모임과 생태 탐방을 통해 깨끗하고 맑은 부천을 만들기 위해 일조하고 있답니다. 얼마 전에는 교육부 국민 디자인단으로서 학부모 맘에 쏙드는 진로 정보를 만들기 위해 시민, 공무원, 전문가, 서비스 디자이너가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짜내는 활동도 했습니다. 제가 열심히 했는지 국민 디자인단 까페 표지 모델로 선정됐고 국민방송 KTV에 출연을 하기도 했답니다.
  

위에 나열한 것 이외에도 틈틈이 다양한 봉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다른 직업 보다 시간이 비교적 많기 때문에 교사들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봉사를 실천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형식적이고 의무적인 봉사보다는 자녀가 어릴 적부터 고아원이나 양로원을 찾아서 봉사를 꾸준히 실천해 봉사가 습관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자녀를 위해 큰 선물을 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에는 다들 아이를 한두 명 낳기 때문에 자동판매기 커피같이 자녀가 무엇이든 요청만 하면 즉각 들어주는 부모의 양육 태도 때문에 요즈음 아이들은 결핍 욕구를 경험해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귀한 것, 힘든 것, 정말 좋은 것이 무엇인지 느낄 수 없는 아이들에게 봉사는 아주 귀한 경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속적이고 진정성이 있으며 교육적인 봉사활동은 학교나 사회는 물론 가정에서부터 어렸을 때 실시해 봉사가 습관화되고 지속 가능하도록 부모님들의 조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것은 자녀를 살리는 길이요 우리 사회를 좀 더 밝고 명랑하게 하는 지름길이기도 합니다.
   

몇 해 전 읽었던 '성공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습관, 나눔'이란 책에서 진정한 나눔은 돈이나 물질에 국한되지 않고 자신의 소질, 능력, 기술과 심지어 웃음까지 상대방을 위해 나눌 수 있는 것이라는 알게 됐습니다. 이 순간부터 남을 위해 거창한 봉사라고는 할 수 없지만 내 주변에 떨어져 있는 휴지를 줍는다거나 무거운 짐을 들고 가시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짐을 들어 드리고 자리를 양보하는 일도 거시적인 의미에서 자원봉사요 이웃을 위한 나눔의 한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서로를 소중히 여기며 사랑과 봉사가 넘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너나 할 것 없이 열심히 봉사하고 남을 배려하는 국민들이 돼 행복한 나라가 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