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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씨앗은 저희가 뿌렸지만 열매는 교총이 맺게 해주셨지요”

‘스승의 날’ 태동 주역 노창실 여사와 동문들




“스승의 날이 만들어지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답니다. 1958년 저와 청소년적십자 단원들이 스승 찾아뵙기 운동을 시작해 ‘은사의 날’이 생겼지만 유신체제 시절 모든 활동이 중단됐거든요. 그러다가 1982년 교총이 스승의 날을 법제화시켜줬어요. 교총이 없었다면 스승의 날은 이어지지 못했을 겁니다. 저희가 뿌린 씨앗에 열매를 맺어준 교총에 감사합니다.”
 
15일 스승의 날의 발원지 충남 강경여중‧강경고에서 열린 기념식. 스승의 날 제정에 산파 역할을 한 주역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노창실 여사와 강경여고 동기들은 여든이 다 된 나이지만 여전히 건강하고 활기 넘치는 모습이었다. 
 
“밥 굶는 것은 예사인 가난한 시절이었죠. 모두가 어려웠지만 선생님이 보여주셨던 제자 사랑은 ‘어버이’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 은혜에 보답하려고 병중에 계신 선생님과 퇴직하신선생님들을 매년 찾아뵙자고 제안한 것이 시작이었는데, 이렇게 ‘스승의 날’이란 기념일이 생겨 얼마나 뿌듯한지 몰라요.”
 
노 여사를 비롯한 동기들은 졸업 후 60여 년이 넘는 지금까지도 꾸준히 은사를 찾아뵙고 있다. 병중에 계신 동안에는 병원으로, 돌아가신 후로는 묘소로. 기념식을 마친 이날 오후에도 노 여사와 동기들은 곧바로 고3 담임이었던 유한영 선생님의 묘소를 찾아 꽃다발을 놓고 감사 인사를 했다.
 
노 여사는 “선생님이 돌아가신 후 지금도 틈날 때면 사모님께 안부 전화를 하는 등 가족과 계속해서 교류하고 있다”며 “동기들이 대전, 군산, 논산 등지에 흩어져 있어 예전만큼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스승의 날 즈음에는 꼭 선생님 묘소를 같이 찾는다”고 말했다. 
 
꿈 많았던 여고생들은 이제 각자의 자리에서 스승을 기리고 있다. 노 여사는 약사로 오랫동안 일해 오다 지금은 대전시중구약사회 부의장을 맡았다. 동기인 윤문자 여사는 시인이 돼 최근 시집 ‘나비를 부르는 여자’를 발간했다. 이용선 여사는 문동신 군산시장의 부인이며, 이들보다 1년 선배인 박갑수 여사는 스승의 길을 따라 오랜 시간 교직의 길을 걸었다. 
 
노 여사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날 교총으로부터 공로패를 받았다. 사회자가 즉석에서 부탁한 수상소감에서 그는 “교총이 강력하게 법제화를 추진하지 않았다면 오늘날 스승의 날은 없었을 것”이라며 “학생들이 선생님께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서로 끌어안고 등 두드리는 모습을 보면 정말 아름답고 그때 한 일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노 여사는 “요즘 교권이 침해됐다는 뉴스가 나올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스승과 제자 사이가 예전 같지 않다고 하지만 그래도 스승의 날이 있어 다행이라 생각한다”며 “스승 존경 문화가 확산되고 교권이 회복돼 교육이 바로 서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