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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수업하다 말고 밥까지 지어야 하나

병설유치원 방학 중 급식 논란

초등 급식소 문 닫아 자체해결
순번 정해가며 밥하고 반찬준비
고생은 둘째…안전사고 우려도
조리인력 배치‧규정 마련 시급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경남 A병설유치원 B교사는 다가오는 여름방학이 두렵다. 방학 기간에는 초등학교 급식소가 문을 닫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급식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 교원들은 순번을 정해 돌아가면서 밥솥에 밥을 안치고 김이나 김치, 멸치볶음 등 기본반찬을 준비하느라 방학에는 더욱 정신이 없다. 식사 준비로 잠시 한눈파는 사이 사고라도 생길까, 더운 날씨에 식중독 위험은 없을까 늘 노심초사다. 
 
초등학교와 급식소를 함께 사용하는 일부 시‧도 병설유치원 교원들이 방학 중 방과후 과정에 참여하는 어린이들의 급식 문제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학생들을 가르치다 말고 밥을 안치거나 반찬을 준비해야 하는 형편이어서 안전사고 등에 우려가 큰 상황이다. 자칫 안전사고라도 발생할 경우 그 책임 또한 고스란히 교사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전국 병설유치원 수는 총 4393개, 단설은 351개다. 전문화된 교육운영 시설을 갖춘 단설유치원은 이런 문제가 없지만 단설 중에서도 초등학교와 급식을 같이 운영하는 일부 유치원의 경우 같은 문제를 겪는다. 현행 ‘학교급식법’에서 영‧유아가 제외돼 있는 점도 문제다. 유아 발달 및 성장단계에 맞춘 영양관리 기준이 없고 위생, 안전관리 기준에 따라 급식 및 간식을 배급할 수 있는 법적 규정이 없어 수업과 급식 준비, 뒤처리까지 모두 교사의 몫인 것이다. 
 
B교사는 “반찬 가게에서 사 먹인 적도 있고 집에서 반찬만 싸오라고 한 적도 있는데 맞벌이 가정은 그마저도 어려워 밑반찬 정도는 유치원에서 준비한다”면서 “26명의 아이들을 앉혀놓은 채 뜨거운 밥을 옮기고 교실에서 배식을 한 후 잔반까지 처리하고 나면 진이 빠진다”고 털어놨다. 그는 “반찬이 없는 경우 친구가 나눠준 것을 도시락 뚜껑에 덜어 먹기도 하는데 그런 모습을 보면 아이들도 안쓰럽고 너무 열악하다는 생각 뿐”이라고 덧붙였다. 
 
경기 C병설유치원도 교사들이 밥을 해오다가 최근 위탁업체에서 급식을 공급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수익자 부담이 크게 올라 학부모 불만이 큰 상황이다. 학교 급식은 월 4만5000원 선이었는데 위탁업체의 경우 한 끼당 4500원 상당인데다 간식비를 합치면 월 15만 원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이 학교 D교사는 “음식이 멀리서 오니 보관이나 배달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늘 걱정되고 상하지 않았는지 신경 쓸 일이 많다”며 “음식도 유치원에만 공급되는 게 아니고 어린이용 식단이 아니어서 맵고 짜다”고 말했다. 
 
교원들은 병설유치원에도 별도의 조리 공간을 마련하고 조리종사원 채용 등 인력배치를 확대해 방학 기간에도 동질의 급식을 제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의 경우 대부분 조리종사원을 학교운영비로 단기 고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구인난이 심해져 일부는 도시락을 배달하거나 급식위탁업체를 통해 해결하고 있는 실정이다. 보다 문제인 곳은 배달도 안 오고, 조리종사원 채용도 어려운 소규모, 도서벽지 지역이다. 경북 E유치원 F원장은 “유아 발달 및 성장단계에 맞춘 식단과 영양소를 제공해야 한다”며 “지역 사정에 관계없이 모든 유치원 어린이들이 양질의 급식을 먹을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유치원 교원들이 직접 구인하거나 밥을 짓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데 공감한다”며 “방학 중 급식 제공을 위한 교육청 차원의 인력풀 마련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남교육청 관계자도 “유치원에 보조 주방을 마련하는 등 시설투자비, 인건비 보조비 등 장기적인 플랜을 세우기 위한 논의 중에 있다”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