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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브레인라이팅·스마트러닝 등 맞춤형 학습이 성공의 열쇠

[수업이 달라진다] ① 박원주 부산 개금여중 교사의 ‘지역의 재발견’ 주제선택 활동

2016년부터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됐고, 올해부터는 자유학년제 시범 운영도 이뤄진다. 그러나 여전히 학교나 지역 여건에 따라 자유학기제 운영을 어려워하거나 피상적으로 접근하는 경우도 있다. 본지는 자유학기제를 교실수업 개선의 기회로 삼아 학생 참여형 수업과 과정 중심 평가를 통해서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낸 우수 사례를 연재한다.

주제 선택이 어렵다면 범교과 학습 주제 활용

개별학습 먼저 완성해야 모둠 협력 학습 가능

체험학습이 어렵다면 360도 카메라로 VR체험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내가 조금만 더 노력하고 시간을 투자해 수업을 준비하면 아이들의 참여도가 달라진다는 것을 느끼면서,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하고 공부를 하게 됐어요. 수업 시간에 항상 엎드려 있던 아이가 활동을 통해 자신감이 갖게 되고 소질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선생님들이 계속 바뀌는 아이들의 관심사에 맞춰서 수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박원주 부산 개금여중 교사가 3년 동안 ‘부산의 재발견’이라는 주제로 주제 선택 활동을 하면서 느낀 변화다.

 

▨ 교과 시간에 못 다룬 주제

 

주제 선택 활동은 자유학기제의 4가지 영역 중 하나다. 학생의 흥미에 맞는 교육과 범교과 수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적절한 주제를 선택하지 못할 경우 교과 수업의 연장이 되거나 흥미 위주의 단편적 수업이 될 수도 있어 많은 교사가 주제 선택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박 교사의 경우 교과 시간에는 다룰 수 없지만, 학생들이 알아야 하는 주제가 무엇인지 고민했다. 그는 사회 교과의 경우 학교급 간 내용의 중복을 없애고 나선형 구조로 지식을 확장한다는 취지로 초등학교 때만 자신의 지역을 배우게 돼 있지만 사실 중학들도 자신이 사는 지역에 대해 잘 모른다는 점에 주목했다. 각 지역이 가진 고유성에 초점을 맞추면서 세계적인 것을 접목하는 ‘글로컬(Glocal)’ 개념이 중요해지는 시대적 요구도 고려했다.

 

박 교사는 사회 교과가 다른 교과와의 융합이 쉽고 실생활과 연계한 체험활동 구성이 쉽지만, 다른 교과가 모두 그렇지는 않기 때문에 주제선택이 어려우면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10가지 범교과 학습 주제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고 귀띔했다.

 

박 교사는 주제 선택 활동을 위한 5, 6교시 블록타임을 1차시로 해 8차시의 수업을 구성했다. 교실수업은 개인 맞춤형 학습 후 모둠 협동 학습을 하는 형태를 기본으로 진행하고, 국어, 미술, 음악, 진로 교과와 융합 수업을 구성했다. 차시마다 학습 일기를 통한 자기성찰평가를 하고 필요할 때 교사의 관찰로 과정평가를 했다. 체험학습은 학생들이 직접 선정한 장소를 중심으로 국어, 진로 교과와 융합 수업을 했다.

 

▨ G-러닝으로 토의·토론 활성화

 

박 교사는 대부분의 수업에서 토의·토론을 기본으로 하고 싶어 했지만, 토의·토론을 싫어하는 아이들이 있어 고민이었다. 그가 찾은 해결책은 경쟁적인 게임과 토의·토론을 접목하는 것이었다.

 

‘지역의 재발견’ 수업에서는 브레인스토밍 기법의 하나인 브레인라이팅과 빙고 게임을 접목했다. 박 교사는 학생들에게 각자 자유롭게 ‘부산, 음식, 축제’ 하면 떠오르는 것을 각기 다른 색으로 쓰게 한 후, 모둠에서 중복되는 것, 독특한 것을 종합해서 정리하도록 했다. 바로 모둠 학습을 하지 않고 개별활동을 먼저 시킨 이유는 개별학습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협동학습을 하면 한 사람이 활동을 주도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박 교사는 맞춤형 학습이 자유학기제의 포인트라고 했다. ‘지역의 재발견’ 활동에서도 학생들이 똑같은 지역 음식에 대해 배우는 것이 아니라 각자 좋아하는 음식을 선택해 조사하고, 결과물도 각자 글이면 글, 노래면 노래, 그림이면 그림 등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표현하게 하면 학생들이 자신감을 갖고 공부를 못하던 학생도 참여하게 된다는 것이다.

 

개별 학습 후에 정리하는 과정에서는 토의·토론이 필요한데 다른 모둠과의 빙고 게임을 위해 각 아이디어의 순번을 정한다는 목표를 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다른 모둠과 같은 아이디어를 부르면 각각 1점을 얻고, 다른 모둠에 없는 아이디어를 말하면 해당 모둠만 2점을 얻는 식으로 점수 경쟁을 하도록 한 것이다. 비슷한 방식으로 지도 퍼즐을 만들거나 만다라트 기법을 활용하기도 했다.

 

박 교사는 G-러닝 외에도 스마트폰 앱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학생들이 각자 다녀온 곳을 머핀(MUPPIN), 매드맵(MAD MAP) 등의 앱을 이용해 지도로 만들고 서로 공유하도록 한 것이다.

 

▨ 체험학습도 융합 수업으로

 

전체 활동 중 3차시는 체험학습으로 구성했다. 체험학습을 할 때도 학생들이 토의·토론을 통해 체험장소를 결정하도록 했다. 지역의 음식과 관련된 구포국수체험관, 삼진어묵체험관을 가고, 도시 재활성화를 배우면서 현장을 직접 보고 싶다는 요청에 따라 차시를 하나 늘리면서까지 예정돼 있지 않은 도시재생 현장인 ‘이바구길’ 체험을 추가하기도 했다.

 

박 교사는 항상 체험학습지가 정해지면 사전답사를 하러 간다. 답사하면서 학생들이 현장에서만 볼 수 있고, 봐야 하는 문제로 학습지를 구성한다. 예를 들어 ‘다섯 계단 올라갔을 때 오른쪽에 보이는 글자를 쓰시오’와 같은 식이다. 장소마다 미션을 주는 TV프로그램 ‘런닝맨’ 방식으로 학습과제를 부여하면서 흥미도 더했다.

 

그러나 학교 여건이나 교과에 따라서 체험학습을 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안전사고를 걱정해야 하는 일도 있다. 박 교사는 그럴 때 360도 카메라를 휴대폰에 부착해 미리 현장을 촬영하고 학생들에게 가상현실 체험을 시켜주는 방법을 제안한다. 자신도 체험학습을 나갈 수 없는 사회 교과 시간에 활용한다고 했다.

 

체험학습은 누구나 하지만 박 교사는 체험학습을 할 때도 융합 수업을 하려고 노력한다. 이바구길을 체험할 때는 유치환 시인의 시인관이 있기 때문에 국어교사와 함께 나갔다. 또 진로교사도 함께 가서 현장에서 볼 수 있는 직업에 관해 설명하게 했다.

 

▨ 실생활로 이어지는 학습

 

8차시에는 각자 창의적인 지역 브랜드를 개발하고, 관광 코스를 개발해 직접 시청에 제안하는 수업을 통해 실생활에 적용해보도록 했다. 지역을 변화시키는 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경험을 하도록 한 것이다.

 

이어 9차시에는 지금까지 학습한 모든 내용을 활용해보면서 점검할 수 있게 다른 지역에 있는 학생에게 영상 통화로 지역 소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박 교사는 올해는 김해에 있는 학교를 섭외했지만, 지난해에는 러시아 대사관을 섭외해 대사관의 한국문화의 날 행사와 연계하기도 했다.

 

주제 선택 활동이 종료된 이후에도 학습한 내용을 자유학기제 행사와 연계했다. 학생들이 수업 중에 만든 작품들을 방치하거나 버리는 것이 아까워 지역 주민 대상 프리마켓을 하도록 하거나 전교생이 함께하는 창업박람회를 하기도 했다. ‘지역의 재발견’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클레이아트 음식, 지역 클립아트 배지 또는 머그잔 등을 만들어 팔았다.

 

▨ 방학은 수업 준비 시간!

 

박 교사는 수업마다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 많은 활동과 학습을 사전 학습 없이 동시에 소화해내는 게 가능할까. 그는 활동 시간을 단순히 활동을 하라고 지시하지 않고, 2분, 3분 단위로 끊어주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한다. 오히려 시간을 짧게 줘야 늘어지지 않고 학생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물론 이렇게 수업을 짜임새 있게 진행하려면 미리 꼼꼼하게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 사실 체험활동 장소의 사전답사나 각종 가상체험을 위한 촬영까지 모든 수업 준비를 학기 중에 다 소화하기에는 벅차다. 박 교사가 제시하는 답은 ‘방학의 활용’이었다. 답사나 수업 자료뿐만 아니라 한 학기의 수업 계획을 방학 때 다 준비해놓는다는 것이다.

 

그는 “요새 사회에서 교사들의 방학에 대한 얘기를 하는데 이렇게 수업 준비를 하는 교사도 많다”면서 “학기 중에는 업무도 있기 때문에 방학을 활용하지 않으면 감당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이번 방학에도 수업 준비 외에도 드론을 활용하는 수업 자료 제작을 배웠다. 아이들의 변화에 맞추려면 교사도 끊임없이 시대에 맞게 변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