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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자해, 자극적인 놀이 문화가 되면 심각하다

최근 청소년들의 자해 인증샷이 SNS상에 넘쳐 관계 당국과 일선 학교는 비상에 걸렸다. 더욱 문제가 심각한 점은 모방을 통한 청소년 자해 인증이 SNS를 타고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자해를 시도해본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추가적으로 자해를 시도하는 현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최근 중앙자살예방센터가 지난 7월 18일부터 31일까지 총 2주간 집중적으로 국민참여 자살유해정보 클리닝 활동을 벌인 결과, 총 1만 7338건의 자살유해정보를 신고(전년 대비 43% 증가), 그 중 5,957건(34%)를 삭제 조치하였고 4건의 자살암시글 게시자에 대해 경찰에서 구호조치를 하였다.

 

발견된 자살유해정보의 내용은 자살 관련 사진·동영상 게재(46.4%), 자살방법 안내(26.3%), 기타 자살조장(14.3%), 동반자살자 모집(8.4%), 독극물 판매(4.6%) 등이었다. 특히, 자살유해정보의 대부분은 SNS(1만 3416건, 77.3%)로 유통되고 있었으며, 자살관련 사진·동영상 게재(8,039건, 46.4%)가 작년(210건)에 비해 무려 3,7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자해사진은 84%(6,808건)로 압도적이었으며, SNS의 56.7%가 인스타그램으로 자해관련 사진의 신고63%(4,867건)가 가장 많이 신고되었다.

 

자살유해정보 클리닝 활동을 하고 있는 임모씨는 “많은 사람들이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으며, 심지어 자해하는 영상을 게재하는 경우도 있다”며, “그 정보를 본 다른 사람이 모방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으니 시급하게 차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검색창에 ‘자해’를 입력하면 수만 건의 자해 인증샷이나 글·사진·동영상들이 등장한다. 대부분 청소년들이 학교나 가정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일명 커터칼로 자신의 팔이나 손목 부위에 그은 사진이나 영상을 게시하며, 많은 사람들이 검색할 수 있도록 해시태그(#)까지 걸어 놓기도 한다.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자해 인증은 청소년들의 위험한 장난 문화이며, 자극적인 놀이 문화로 변질되고 있다. 한 뮤직사이트에는 ‘자해’라는 제목의 노래가 버젓이 섬뜩한 내용들로 도배가 되어 있다. 가사 내용을 보면, “그렇게 잔인한 시간의 칼은 내 안에 너를 베어버리라고 속삭이지만”, “하늘색 도화지에 붉은 피가 흐르고”, “숨쉴 수 없을 것만 같아요, 나를 태워버려도”등 자해를 비유한 노래 가사들이다.

 

이처럼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SNS상에 자해 인증들이 즐비하다보니 알버트 반두라의 ‘보보 인형 실험’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보보 인형 실험’은 어른들이 인형에 대해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것을 관찰한 아이들에게서 보이는 행동에 대한 칭찬, 처벌, 방관 세 집단으로 나눈 뒤, 후에 세 집단에서 어른들과 같은 폭력적인 행동을 보일 확률은 칭찬, 방관, 처벌 순으로 높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처벌’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관찰을 통해 행동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렇듯 사람은 ‘관찰’을 통해 보기만 해도 무의식적으로 행동을 학습하게 된다. SNS상에 독버섯처럼 퍼지고 있는 자해 인증 사진이나 동영상이 청소년들이 관찰하는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위험하고 해로운 것인지 충분히 알 수 있다.

 

청소년들이 불특정 다수가 보는 SNS상에 인증을 올리는 것을 전문가들은 자신의 힘들고 외로운 상황을 알리고 싶어하는 잠재적 심리가 발현된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예전처럼 주변의 부모, 교사, 또래 등 주변 사람들에게 제대로 얘기를 하지 못하고, SNS에서 인증을 올려 자극적으로 풀고, 결국에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해결한다는 것이다.

 

학교는 현재 ‘자해’하는 학생들에게 무방비 상태이다. 변변한 매뉴얼조차 없다. 위기학생 지원차원에서 고위험군으로 분류하여 주기적인 상담이나 학교 자체에서 프로그램을 안내하는 정도이다. 학교는 자해 경험이 있는 학생들에게 위기 학생으로 관리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 더불어, 온라인상 자살유해정보 차단을 위해 관련 기관들과 긴밀히 협조하고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하며, 법령 개정을 추진하는 등 지속적으로 함께 노력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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