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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두발 자율화를 하겠다고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기정사실화 했다. 공문을 내려보냈으니 어떤 형태로든 두발자율화는 현실화 되겠지만 이는 한참 뒤떨어진 구시대의 정책일 뿐이다. 일선 학교에서 어려움을 겪는 부분에서 이미 멀어진 상태다.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아서 결정하라고 했지만 학교의 입장에서는 내일 당장 시행해도 될 문제다.

 

법률로 정해진 학교장의 권한까지 교육감이 가져가서 발표하면 교육감이 더욱더 위대해 보인다. 말로는 공론화를 거치라고 하지만 이미 비슷한 공문이 인권보장 측면에서 내려왔었다. 학생관련 규정이니 학생의 의견을 더 많이 반영하라고 했었다. 교육감이 직접 발표한 내용을 어기면서 규제를 가할 학교장이 과연 몇명이나 있을까 궁금하다. 그렇게 소신있게 학교장의 권한을 행사할 교장은 없을 것으로 본다.

 

사실 학교에서의 골칫거리는 두발 문제가 아니다. 두발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이 있다고 해도 사문화된 학교들이 많다. 무언의 허용이라고 할까. 시대가 그러니 어쩔 수 없지만 두발규제를 거의 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맞다. 역으로 치면 학교에서 두발 문제는 더이상 이슈가 되지 않는다. 학생들의 두발을 두고 실랑이를 벌이는 경우도 흔하지는 않다.

 

실제로 학교에서 예민한 문제는 화장과 휴대전화 소지 문제이다. 실내화 착용 등의 문제도 있지만 교실 등의 실내 위생 문제로 그나마 지도가 쉬운 편이다. 학생들 특히 여학생들의 화장 문제는 지도를 할 수도 안할 수도 없는 현실이다. 학교만 오면 마스크를 착용하는 학생들이 꽤나 있다. 입술에 바른 화장품 때문이다. 강력하게 제지하는 교사는 학생들의 기피대상이다. 청소년의 화장이 피부건강에 안좋다고 교육해도 막무가내다. 벌점을 부과해도 고쳐지지 않는 것이 화장이다.

 

여기에 휴대전화 문제는 더욱더 교사들에게는 골칫거리이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나름대로의 규정이 있지만 그 규정이 지켜지지 않는다. 학생들과 대립하지 않을 수 없다. 교사들도 수업시간에 휴대전화를 가지고 들어가는 것은 금기사항이다. 학부가 수업참관 등으로 학교를 방문해도 휴대전화는 모두 끄도록 당부하고 있다.

 

이런 산적한 문제가 있음에도 두발자율화를 들고 나온 교육감의 기자회견에 공감하기 어렵다. 어떤 것이 학교에서 필요하고 어떤 것이 문제인지 먼저 따져보는 것이 우선이다. 곽노현(전 서울시교육감, 징검다리교육체 이사장)은 복장도 표현의 자유를 위해서 자율화 해야 한다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교복을 없애자는 것인지 교복을 자율화 하자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그가 만든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교육청이 만든 것이 아니고 학생 인권 시민단체들과 학생단체들이 10만명의 서명을 받아 만들었다고 했다. 만일 반대쪽에서 10만명 서명을 받았다면 학생인권조례가 존재하지 않았을까. 그건 아닐 것이다. 여기에도 체벌금지나 두발자율화에 대한 내용이 있다. 도대체 표현의 자유가 어디까지 인가에 대한 논리가 부족하다고 본다.

 

잠시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흘렀지만 이번 발표는 특별하지 않고, 이슈화 될 만한 것도 아니다. 그대로 놔두어도 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도리어 지금까지는 학생들의 인권에 촛점이 맞춰 졌다면 앞으로는 교육적 측면에서 교육자인 교사들에게도 학생지도를 위한 교육적인 방안이 나와야 한다. 화장하는 학생, 휴대전화 소지문제 등을 균형있게 해소할 방안 마련이 되어야 한다. 휴대전화를 학교에서 쓰지 못하도록 하면 마치 교사들이 인권침해의 주번으로 몰아가서는 곤란하다.

 

요즘 지난정부의 대법원에서 재판에 개입한 정황 때문에 정치권이 시끄럽다. 교육감이 학생생활지도 규정을 억지로 고치라고 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공론화를 위해 노력했어도 학교상황에 따라서는 교육청의 생각과 많이 달라질 수 있다. 어쩌면 한참 지난 이슈때문에 교사들의 업무가 가중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법률로 정해진 부분까지 교육감이 지시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학교장의 자율권 침해 이므로 향후 모든 것은 학교에 맡겨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