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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내 대출금리, 어떻게 산정됐나 꼼꼼히 살펴봐야

 

평소 요리를 좋아해 배달 음식을 거의 먹지 않는 한 친구가 최근 감기몸살로 밥상 차리기가 힘들어 치킨을 배달해 먹으려고 가격을 알아본 순간 깜짝 놀랐다고 한다. 마트에서 파는 생닭 값은 크게 변화가 없는 것 같은데, 배달 치킨값만 너무 오른 것 같아서였다. 지난해 치킨 한 마리 가격이 2만 원대에 진입하면서 가격에 대한 논란이 상당히 컸다. 치킨 업계에서는 임대료, 임금, 광고비 등이 인상되면서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었다고 가격 인상에 대한 객관적인 이유를 내놨지만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그래도 너무 오른 거 아니냐’는 의견이 많다. 

 

‘대출금리 산정 내역서’ 제공 의무화 

 

이처럼 우리가 구입하는 상품에는 상품마다 생산비, 인건비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반영된 가격이 매겨져 있다. 그런데 때로는 가격 결정 절차가 투명하고 합리적이지 못해 소비자들에게 과다한 가격을 부과해 피해를 주는 경우가 발생하곤 한다. 금융시장에서도 수많은 정보가 수요와 공급에 반영돼 주가나 금리 등과 같은 금융상품의 가격의 결정된다. 대출상품의 경우 은행이 대출자의 다양한 정보, 즉 신용도나 소득, 자산, 담보 등을 바탕으로 빌려 간 돈을 얼마나 잘 갚을 수 있을지를 살펴보고 대출금리를 결정한다.
 

대출금리 산정과 관련해 2012년부터 모범규준이 운영돼 왔으며, 은행들은 모범규준에서 정한 금리결정 방식을 토대로 대출금리를 결정해왔다. 그러나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일부 은행들이 금융소비자들에게 지나치게 높은 대출금리를 부과한 사례가 적발되면서 대출금리 산정 체제에 대한 개선 요구가 커졌고, 금년 4월 1일부터 은행들은 신규 대출자나 대출 연장·갱신 또는 대출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대출자들에게 ‘대출금리 산정내역서’를 의무적으로 제공하도록 조치를 취했다. 단, 해당 요건에 속하지 않고 단순히 궁금해서 대출금리 산정내역서를 요청한다면 받아보기 어렵다. 

 

제공 정보에 맞는 금리인지 확인 가능

 

금융소비자들은 대출금리 산정내역서를 통해 소득, 담보 등 본인이 은행에 제공한 기초정보에 맞게 대출금리가 계산됐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과거에는 대출금리 계산방법이 복잡하고 산정방식도 알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대출금리 산정내역서를 통해 본인이 은행에 제공한 기초정보에 맞게 대출금리가 계산됐는지 쉽게 확인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대출금리 산정내역서는 크게 ‘고객 기초정보’, ‘금리산출결과’, ‘금리인하요구권 안내’로 구성돼 있다. 
 

①고객 기초정보=기초정보는 크게 대출정보, 직장정보, 소득정보, 담보정보, 신용정보로 구성돼 있다. 대출금리 산정내역서를 받으면 우선 이러한 기초정보가 제대로 기재돼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본인이 신청한 대출금액, 상환방법, 대출 기간 등이 맞는지, 대출금리를 결정하는 기본 정보인 소득, 담보, 신용정보가 틀림없는지 꼼꼼히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3000만 원 대출을 받은 교사 A씨의 대출금리 산정내역서를 살펴보면 대출상품 이름은 교직원 oooo 대출이고 대출금액은 3000만 원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상환방법은 만기 일시상환이고 대출기간은 1년이며, 연소득은 5000만 원, 담보는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②금리 산출결과=기초정보를 확인했다면 이제 금리 산출결과를 자세히 살펴보자. 기초정보를 토대로 산출된 대출금리는 기준금리(a), 가산금리(b), 우대금리(c), 전결금리(d)와 이를 각각 더하고 뺀 결정금리(a+b-c-d)로 제시된다. 각각의 금리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면, 기준금리란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이며, 가산금리는 은행별로 매기는 일종의 마진, 즉 은행이 가져가는 수익이다. 우대금리는 급여 이체, 신용카드 실적 등 은행 이용실적에 따라 할인받을 수 있는 금리이며, 전결금리는 영업점에서 고객 확보를 위해 조절하는 금리이다. 
 

앞서 3000만 원을 대출받고자 하는 교사 A씨의 금리산출 결과를 살펴보자. 기준금리 2.02%에 가산금리 2.03%를 더한 4.05%에서 가감조정금리(우대금리) 0.6%와 전결금리 0.2%를 뺀 3.25%가 결정금리가 된다. 여기서 우대금리는 다른 금리와 달리 본인이 어떻게 하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주거래 은행을 정해 집중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은행들이 고객들의 신용을 평가할 때 해당 은행과의 거래실적을 반영하기 때문에 급여 이체를 비롯해 각종 적금, 공과금 이체 등을 한 은행에 집중해 거래하다 보면 대출금리 우대뿐만 아니라 예금금리 우대, 각종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금리인하요구권으로 이자 부담 줄이자

 

대출금리 산정내역서에는 대출자들이 금리인하요구권을 활용할 수 있도록 ‘금리인하요구권’도 명시돼 있다. 금리인하요구권은 대출자의 소득이나 신용도 등이 올라갔을 경우 금리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로서 은행여신거래기본약관에 게재된 금융소비자의 권리다. 은행은 대출자가 금리인하를 요구하면 그 적정성 여부를 성실히 심사해야 한다. 
 

사실 금리인하요구권은 이번에 새로 도입된 제도가 아니다. 2002년 8월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준약관 개정을 통해 가계대출 차주의 ‘금리인하요구권’이 도입됐으나 지금껏 활용이 부진했다. 관련 내용이 약관에 있지만 대부분의 금융소비자들은 어려운 용어들로 가득 찬 약관을 거의 읽지 않는다. 따라서 은행 직원이 이 사실을 알려야만 알 수 있으나, 은행들은 그동안 적극적으로 안내하지 않았다. 혹여 일부 금리인하요구권이 무엇인지 알고 있던 대출자도 귀찮아서 은행에 발걸음을 하지 않거나 금리인하를 요구해봤자 거절당할까봐 신청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 국정감사에서 국회 정무위 소속 한 의원이 시중은행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4대 시중은행 기준으로 대출자가 신용도 상승으로 금리인하를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감면금리를 임의로 축소해 금리인하를 해주지 않은 사례가 194건에 달했다. 이와 같은 은행의 불합리한 영업행태를 개선하고자 금융감독당국은 대출금리 산정내역서 제공과 동시에 금리인하권이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근거 없이 은행이 마음대로 우대 및 전결 금리 조정을 통해 인하 폭을 축소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취업, 승진 등 소득 증가 시 요구 가능

 

대출자는 취업이나 승진, 매출 증가 등으로 소득 또는 자산이 증가하거나 신용도가 개선되는 경우 금리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 또 활발한 거래실적으로 대출받은 시점 이후에 우수고객이 됐다면 금리인하를 적극적으로 요구할 수 있다. 다만, 금융회사별로 적용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미리 구체적으로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만약 금리인하를 원한다면 신용도 개선 사실 등을 입증할 수 있는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 예를 들면, 승진을 해 소득이 늘어났다면 재직증명서와 급여명세서를 제출하면 된다. 
 

아무리 좋은 제도가 있다 하더라도 이러한 제도가 있다는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한다. 아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상황에 실행이 필요하다. 대출 신규, 갱신, 연장 등의 경우 대출자들은 은행에서 제공하는 대출금리 산정내역서를 꼼꼼히 살펴보고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은행 직원에게 물어봐야 한다. 만약 대출받은 이후 취업이나 승진을 했거나 은행 우수고객으로 지정됐다면 지금 당장 은행에 금리 인하를 요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