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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칼럼] 성교육의 방향을 고민해야 할 때

함께 근무했던 교감께서 교장으로 승진해 다른 학교로 옮겼다는 소식을 들었다. 얼마 후 그분의 이름을 뉴스에서 볼 수 있었다. 교사 성추행으로 논란이 됐고, 그 후 해임됐다, 평상시 그분을 알고 있는 주변 사람은 “그럴 분이 아니다”라고 놀랐지만 ‘언젠가는 터질 것이 터졌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을 터부시하며 드러낼 수 없는 사회에서 2018년 미투 이후로 성 관련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권력 아래 너무나 익숙하게 자행되며 곪아 왔던 성폭력은 사회 곳곳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미성년자 성 착취 N번방 사건, 사회를 이끌어 가야 할 지도자인 도지사, 시장의 성추행, 교사의 팬티 빨기 숙제 등 성 문제로 드러났다.

 

한편, 학교 안에서는 성과 관련한 수업자료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프랑스 영화 ‘억압받는 다수’를 교육자료로 사용하고 바나나를 이용한 콘돔 성교육 등에 성적수치심을 느낀 학부모, 학생이 문제를 제기했다. 

 

성인지 감수성 부족이 원인

 

사회 곳곳에서 성 문제가 일어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사회 전체가 사회적 관습법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성인지 감수성의 부족으로 발생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세계인권선언문’의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동등한 존엄성과 권리를 가지고 있다’라는 가치 아래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위해서 진보해 나갔고 인종 차별, 장애인 차별, 성차별 등 힘의 차이로 인한 폭력에 대한 인식도 높아져 인권이 존중되는 사회로 발전했다. 
 

그러나 남녀 간의 차별, 여성의 인권에 대해서는 둔감하고 제대로 자각하지 못했다. “원래부터 그래 왔어”로 상징되는 성 규범, 사회적 관습은 여성을 차별했고 폭력으로 돌아왔다. 성 인권에 대한 인식조차 없어 올바른 성인식을 학습하지 못한 채 성 고정관념은 왜곡돼 성폭력이 된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왜곡된 성 인식, 성인지 감수성의 미흡함, 일상의 관계 맺기에서 작용해야 할 행동 규범으로서의 인권 존중 의식 부족했다.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성의 가치도 달라진다. 사회적 가치에 의해 자신들의 삶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었는가를 민감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특정 성(性)에 유리하거나 불리하지 않은지,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 및 성차별적 문제가 개입됐는지를 성찰하고, 비판할 수 있는 의식이 필요하다. 

 

사유할 수 있는 성교육 기회 줘야

 

사회적 성 가치가 변화함에 따라 성인지 감수성도 따라 변한다. 성인지 감수성의 방향은 언제나 성 인권이 존중되는 방향으로 간다. 누구나 성적 주체로서 자신의 삶을 향유 할 수 있는 인권의 하나로 인식해야 한다. 자신의 성적권리를 억압하지 않고 죄의식을 가지 않는 성 담론 속에 성에 대한 긍정적이고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성적권리로 받아들여야 한다. 누구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장받으며, 성적 주체로서 행복을 추구할 권리. 성차별이나 의사결정에 침해를 받지 않을 권리를 의미한다. 
 

결국, 남녀의 특징이나 차이 등을 구분할 수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남자와 여자 모두 성적권리를 지닌 인간으로서의 공통성과 존엄성을 가진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성교육이 이루어졌을 때 이 사회를 더욱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에서 특별한 사람이 죄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악마가 된다고 했다. 권력을 많이 가질수록 공감 능력을 잃는다고 한다. 성 인권에 대해 사유하고 성찰할 수 있는 성교육의 기회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