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활한 통합교육을 위한 통합학급 담당교사의 연수가 확대되고 있지만 내용이나 운영 면에서는 여전히 보완사항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수 이수자의 질적 관리와 활용을 위해서는 행·재정적 지원이 더 필요하다는 게 학교 현장의 에서는 요구다. 최근 10년간 국립특수교육원이 발행한 특수교육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08년 3만7602개 통합학급 담당 교사 중 특수교육 연수를 이수하지 않은 교사는 2만8117명(74.8%)에 달했지만 10년이 지난 지난해에는 5만2733학급 중 1만652명(20.2%)으로 양적 개선이 이뤄졌다. 특히 60시간 이상 이수자의 경우 2008년 5107명(13.6%)에 불과했지만 2017년에는 2만7220명(51.6%)로 전체 대상자의 절반을 넘었다. 10년 동안 통합학급이 40.2% 증가하는 동안 60시간 이상 이수자의 경우 4.3배가 증가한..
나의 유년시절에는 ‘군사부일체’라는 말이 당연시됐고, 스승의 그림자를 밟아서도 안 되는 것으로 배웠다. 이 말은 전통적인 유교 사상에서 나온 것이다. 조선시대 유학자 율곡 이이는 ‘임금과 스승과 부모는 일 체이니 정성껏 받들어야 하며, 자기 생각대로 스승을 비 난하는 것과 같은 행동은 좋지 못하다’고 했다. ‘군사부일체’까지는 아니더라도… 하지만 급격한 산업화와 서구적 개인주의 심화, 과중한 사교육비 부담, 저출산에 따른 아동 인구 감소로 인해 가정마다 자녀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상대적으로 교권은 점진적으로 또 심각하게 침해되기 시작했다. 교원 교육활동 침해 학생의 보호자에 대한 특별교육 및 심리치료 명령을 학부모가 따르지 않을 경우, 이에 대한 제재 조치가 법률에 규정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 에 대한 예우 및 처우를 개선..
통상적으로 우리에게 교육이란 ‘많은 지식을 머리에 채워서 평가 점수를 잘 받는 것’이라고만 생각해왔다. 하지만 핀란드와 독일 교육은 달랐다. 일단 교육의 주체가 타인이 아니라 ‘자신’이었고,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중심이었다. 즉, 교육이란 학생 스스로 좋아하는 것, 행복한 순간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성찰의 예는 과학의 역사에서도 잘 찾아볼 수 있다. 창조적 파괴, 과학의 영역을 무한대로 넓히다 16세 소년 아인슈타인은 ‘우리가 빛을 같은 속도로 따라가면 빛은 어떻게 보일까? 당연히 빛도 정지하여 보일까?’라는 의문을 품었다. 그러나 뉴턴 역학으로는 가능한 ‘멈춤 빛’은 진동하지 않는 전자기파를 의미하기 때문에, 명백하게 전자기학(電磁氣學)과는 충돌한다. 그는 평범한 일상생활이 아닌 극한 상황까 지 설정..
4차 산업혁명이라는 이름 아래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초연결·가상현실 등 의 새로운 과학기술이 쏟아지면서 세계는 지금껏 우리가 경험하거나 상상하지 못한 모습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과학의 발전으로 인간이 하던 많은 일을 누군 가 대신할 수 있다면, 과연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무엇을 하고 싶 을까? 과학 교사로서 찾은 뻔한 정답, 학생 참여 수업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에서 정보혁명과 생명공학혁명으로 이어진 변화와 발전 은 유례없는 속도로 현재 진행 중이다. 기술은 그 자체로 방향성이나 목적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유전공학·인공지능·나노기술을 이용해 천국을 건설할 수도 있고, 지옥을 만들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가진 기술을 가지고 무엇을 할 것 인가. 이 시대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과학기술의 발전에 대한 교육이 아 니라, 앞으로 나아가야 할 과학기술의 ‘방향’에 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 과학과 교육과정에서는 핵심 개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과학에 대한 학문 적 호기심과 흥미를 느끼고, 기초 소양을 함양하며 창의적 문제해결능력을 기른다는 목표를 밝히고 있지만, 입시를 눈앞에 둔 수많은 수험생은 여전히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지식을 암기하고 정답을 찾는 문제 풀이에 매달리고 있다. 제시된 교육과정 목표가 학교에서 이뤄지는 실제 교육으로 이어질 수는 없는 것일까에 대해 늘 고민하게 된다. 지금 당장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수업과 이상적인 목표를 가진 수업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 고민하다 과학 교사로 서 내가 찾은 답은 ‘학생들이 참여하는 수업’이었다. 하브루타·생체모방·3D 프린터 수업을 통해 학생이 주인공인 수업을 소개하고자 한다. ● 하브루타 수업 교사가 잘 구조화해서 전달하는 지식을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 스스 로 사고하며 질문이 살아있는 수업을 하고자 ‘하브루타’를 적용했다. 하브루타 (havruta)란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하고 토론하고 논쟁하는 것’으로, 능동적이고 탐구적인 대화를 통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교수-학습 방법이다. 생명윤리를 예로 들면, “과학자들이 생명윤리법을 지키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와 같은 질문을 던지면서 학생들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주고, 법 준수에 대한 토론을 이어감으로써 생명윤리법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깨닫게 한다. 어떠한 가치를 당위적으로 가르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도록 하면서 생명 윤 리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하는 것이다. 하브루타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그림책’을 소재로 생물 다양성, 인간과 생물이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 생명과 자연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고 토론하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고등학생들에게 그림책 이빨 사냥꾼(조원희, 이야기꽃, 2014)을 꺼내놓으면 대부분 웃는다. “코끼리 나오는 그림책으로 수업을 하냐”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그림책에 대한 질문을 만들고, 대답하며 토론하는 시간을 거치고 나면 그림책이 단순히 어린이가 보는 책이라는 생각이 잘못된 고정관념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 생체모방기술 적용 수업 교수-학습방법 면에서 좋았던 것이 ‘하브루타’였다면, 내용 측면에서 추천할 만한 것은 ‘생체모방기술’이다. 생체모방(Biomimicry)이란 ‘생명’을 뜻하는 그리스어 Bios와 ‘모방하다’는 의미의 Mimesis가 결합한 용어로, 자연의 탁월한 원리를 모방한 기술을 인간에게 적용하는 것이다. 창의적인 모방을 학습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고안해 생체모방기술로 적용하는 활동을 통해 융합적 사고 을 바탕으로 창의력과 문제해결능력을 기를 수 있다. 새로운 생체모방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활동을 진행하면서 실제 경험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었다. 보통 동물원을 견학하면 많은 학생은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별로 볼 것이 없다며 더 이상 집중해서 관찰하지 않는다. 하지만 생물의 특성을 바탕으로 생체모방 아이디어를 도출하자는 사전 수업이 진행된 후 자연사 박물관을 견학하면서 학생들의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양한 생물의 특성을 파악하여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오랜 시간 생물을 관찰하는 모습을 보였고, 인터넷 검색으로는 찾을 수 없는 새로운 생체모방 아이디어가 쏟 아져 나왔다. 맹목적인 견학은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없지만, 하고자 하는 방향이 있는 경우 학생들의 태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 3D 프린터 활용 수업 최근 과학기술 중 하나인 ‘3D 프린터 활용 수업’은 많은 학생에게 호기심을 갖도록 하는 수업이다. 쉽게 접할 수 없는 3D 프린터 수업에 대부분의 학생이 즐겁게 참여했다. 3D 모델링 프로그램을 활용해 자신이 상상하는 이미지를 입 체적으로 그려보고 프린터를 통해 출력하는 과정에서 상상이 현실이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자동차·건축물·부속품·생활용품 등등 각자의 머릿속에 있는 생각들을 모델링하고, 출력하면서 과학기술의 발전이 어느 정도인지 직접 경험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처음 모델링할 때는 단순한 모형이 대부분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꽤 복잡한 디자인도 잘 해내는 학생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뒷심이 부족한 새로운 수업방법, 해결책은? 그러나 하브루타·생체모방·3D 프린터 수업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이 참여하는 수업’을 추구했지만 ‘학생들이 스스로 참여한다’기보다는 교사의 노력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평소와는 다른 모습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이상으로 발전하지는 않았다. 신기한 일회성 수업, 그 이상이 아니라면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새로운 교수-학습법을 적용하면서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고 호기심을 보였지만 수업 이후에 지속할 수 있는 힘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공룡에 관심이 많아 지질연구원에서 전시 해설을 하던 학생은 3D 프린터로 공룡 모형을 출력하여 화석을 비교 설명하는 데 활용했다. 학생들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3D 프린터로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 새로운 기술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묻게 됐다. 새로운 기기를 다루는 기술을 넘어 ‘방향’에 대한 생각이 중요함을 다시금 느끼는 시간이었다. 얼마 전, 일본의 KOZU 고등학교로 과학교사 해외학술시찰을 다녀왔다. 20 명이 넘는 노벨과학상을 배출한 일본에서는 어떤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을까? KOZU 고등학교에서 본 것은 우리에게 익숙한 강의식 수업이었다. 처음에는 다소 의아했고 무성의한 것이 아닌가 생각했지만, 교사와 학생들 간의 상호작용이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일본 학생들과 대화를 통해 우리나라와 확연히 다른 점을 알 수 있었다. 학생들 개개인의 꿈이 확실했고 부모와 교사로부터 그 꿈을 인정받고 있었다. 꿈을 찾지 못한 학생들이 많은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자신의 꿈을 위해 수업시간에 스스로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하고 싶은 것보다는 해야 하는 것이 많은 우리나라 학생들 에게 교사로서 학습 동기를 늘 부여해야 했고,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새로운 교수-학습방법을 찾아다녀야 하는 한국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학생들 스스로 필요를 느끼고 참여 의지가 있는 상태에서 중요한 것은 교수- 학습방법이 아니었다. 외적 동기가 아니라 내적 동기에 의해 교실에 자리하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강의식·토론식·실험·실습 등 어떤 형태이든 수업 주제에 맞게 적절히 활용하면 되는 것이지,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새로운 활동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새로운 활동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학생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을 여유와 하고 싶은 것을 지속할 수 있도록 응원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 현재 근무하는 과학실 한쪽에는 ‘생각하는 과학이 세상을 바꾼다’는 문구가 붙어있는 작은 과학도서관이 있다. 교사 한 명이 줄 수 있는 영향력은 한계가 있지만, 학생들 스스로 많은 세계를 탐색하며 방향성을 찾고 과학적 사고력을 기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마련한 공간이다. 빅데이터에 관한 책이 아니라 과학 고전을 읽으면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고자 하며, 얇은 그림 책을 읽더라도 질문하고 자기 생각을 표현하며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 내기를 바란다. ‘진심으로 원한다면 할 수 있어요. 문제는, 그걸 원하냐는 거죠?(If you want to do it, you can do it. The question is, do you want to do it?).’ ‘올바른 방향으로 제대로 힘을 쏟으면 불가능한 일은 없어요(Energy rightly applied and directed will accomplish anything).’ 19세기 말 활약했던 넬리 블라이(Nellie Bly)가 했던 말이 2018년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학생들 개개인의 생각이 중요시되고, 질문이 살아 있는 수업, 학생과 교사가 함께 성장하는 수업이 실현되기를 바라며, 올바른 방향으로 제대로 힘을 쏟으면 불가능한 일은 없을 것이라는 말을 다시금 새겨 본다.
기술 분야의 혁명이 개인의 삶과 일하는 방법을 근본적으로 변혁시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인재의 능력은 무엇일까? 미국·중국·일본·독일·영 국·프랑스·호주 등 15개국 370여 개 기업 인사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조사·분석 한 결과 ‘복합문제해결능력(complex-problem solving skills)’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됐다(WEF, 2016).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 복합문제해결능력 복합문제해결능력은 복잡하고 현실적인 환경에서 새롭고 확실하게 정의되거 나, 구조화되지 않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의미한다. 복합문제해 결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굳건한 비판적 사고력을 바탕으로 문제에 대한 이해, 문제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및 해결책의 영향을 받는 다른 요소들을 다양한 관 점에서 관찰하고 최상의 해결..
작고한 소설가 이문구(李文求) 선생은 길고 구수한 만연체 문장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작가이다. 그의 성장 소설 관촌수필(冠村隨筆)은 그런 문 체로 그의 성장 공간 안에 있는 시대와 역사를 응시하게 한다. 나는 이 작품에서 넝쿨처럼 엮여진 만연체 문장의 매력을 만끽했다. 그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과 사건들은, 그가 구사하는 긴 호흡의 울퉁 불퉁하고도 유장한 문장에 실려서 독특한 인간적 향기를 머금고 형상화된다. 나는 1980년대 초반, 이문구 선생을 직 접 나의 일에 모시게 되는 기회를 가졌다. 이문구 선생이 40대 초반쯤이었을 게다. 내가 근무하는 기관에서 개최하는 전국 단위 문학 백일장 행사를 가졌는데, 그를 심사위원으로 두어 번 모실 수 있었다. 그 무렵 나는 30대 초반의 문학교육연구자 였는데, 선생을 만나고 모시는 마음이 요 즘으로 치면 마치..